
빛을 머금은 공예, 나전칠기의 시작나전칠기는 조개껍데기의 은은한 광택과 옻칠의 깊은 색감이 어우러져 탄생한 한국 전통 공예의 정수다. 얇게 간 자개를 다양한 문양으로 잘라내고, 이를 옻칠한 목재 표면에 붙여 장식한 뒤 다시 옻칠로 덮어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이 복합적인 공정은 수백 년을 거쳐 발전해왔다. 고려 시대에는 불교적 문양과 함께 절제된 아름다움이 돋보였고, 조선 시대에는 궁중 문화와 양반 사대부의 취향이 더해져 더욱 화려하고 세밀한 장식이 유행했다.특히, 나전칠기는 단순한 장식적 기능을 넘어 그 시대의 미적 기준과 장인의 철학을 반영하는 예술품으로 여겨졌다. 자개의 반사광은 빛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채로 변화하며, 이는 단순한 외형을 넘어 생명력 있는 예술로 인식되었다. 현대에 와서도 이러한..